산나물 채취
[시루봉 나물 채취 : 2011.05.14]
오늘도 산으로 향한다.
오늘 산나물은 고사리를 꺾는 것이다.
지난 번에 왔을 때 굵직한 고사리를 많이 꺾었기에 바로 그 장소로 갔다.
이런 누군가 다 꺾어 간 것 같다.
그 많던 고사리가 중간쯤 자란 어린 몇 개만 보인다.
여기서 고사리가 없다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야 한다.
아무래도 낮은 쪽 고사리는 이미 많이 폈고 산 정상부근으로 올라야 피지 않은 고사리라 있을 것 같았다.
처음부터 힘이 빠진다.
햇볕은 따가운데 땀은 쏟아진다.
그러나 어쩌랴 어차피 나온 것인데 고사리든 뭐든 닥치는 대로 산나물을 뜯으려고 정상을 향해 올랐다.
오르면서 보이는 고사리는 모두 꺾으면서 올랐다.
오를수록 고사리 양이 점점 더 많아진다.
아무래도 밑에서 고사리를 많이 꺾지 못했지만 이런 상태라면 제법 많이 꺾을 것 같았다.
작년 8월에 찍는 삽주의 다 자란 모습
그런데 고사리를 꺾으면서 오르는데 의외로 삽주가 많이 보인다.
'저걸 뜯어서 나물이 되겐나'
그러나 어쩌랴 특별히 눈에 띄는 나물도 없는데............
하나씩 눈에 띄는 것 마다 삽주의 새순을 뜯었다.
삽주는 이른 봄에는 어린 순을 나물로 먹는다.
나물 맛은 느끼지 못할 정도의 약간 쓴맛 같은 것이 도는데 독특한 맛은 없다.
그래도 약초니 새순을 삶아서 먹으면 건강에 좋으리라.
삽주 뿌리는 가을에 캐서 한약재로 사용하는데 뿌리를 벗기지 않은 것이 창출이요,
뿌리를 벗긴 것을 백출이라 하는데 독성이 없어 위장 약한 사람이 먹으면 좋다고 한다.
안 그래도 오늘 물 한통을 가지고 왔는데 작년 가을에 채취한 삽주 뿌리(창출) 삶은 물이다.
근데 이 물 맛이 참 기가막히다.
한약재 향기가 나는 그런 물 맛인데 나에게는 아주 잘 맛는 약물이다.
산 중턱 좀 오르니 고사리가 눈에 띄게 많다.
오늘은 고사리를 제일 많이 뜯었고 취나물, 삽주, 기타 우산나물 등이다.
잔대 5뿌리, 더덕은 더덕 순채로 20뿌리 정도 캤다.
가지고 온 더덕 순의 잎을 따서 먹었더니 그 향이 기가막히다.
확실히 산 더덕은 재배용 더덕에 비해 크기는 못 미치지만 그 향 하나만은 정말 대단하다.
[운달산 참나물 채취 : 2011.05.15]
오늘은 허탕친 날이다.
참나물을 뜯기 위해 산북 석봉과 문경 당포와 경계되는 산 등줄기를 타고 운달산 쪽으로 가고자 했다.
오르막 구배가 굉장히 가파르기에 위험을 무릅쓰고 정상에 올랐다.
차에서 내리려고 시동을 꺼니 자꾸 물 끓는 소리가 나는 것이다.
이게 웬걸 차 보닛에서 김이 무럭무럭 나고 있고 녹색 물이 마구 흘러내렸다.
직감적으로 "조졌다! 라디에이터가 터졌구나!"
'햐아! 이 산 꼭대기에서 차가 고장나면 렉카를 여기까지 어째 부르노?'
황급히 현대자동차 써비스 센터에 근무하는 지인에게 물으니 라이에이터 고장이라 한다.
온도가 많이 올라가면 안되니 계기판 온도가 올라가면 시동을 끄고 온도를 낮추고 난 뒤
차를 끌고 오라고 했다.
10KM 미만은 견인시 보험이 된다고 하면서.......
참나물 채취는 글렀다.
경사가 급한 산길을 따라 차를 몰고 내려갔다.
중간 중간 시동을 꺼가면서 산북 면사무소를 지나 산양 현리교 못 미처 길 옆에 세우고
삼성 보험 애니카에 연락하니 20분 후에 견인차가 도착했다.
아무래도 수리비가 많이 나올 것으로 생각했지만 다행히 수리비는 나오지 않았다.
라디에이터를 식혀주는 냉각팬이 고장이나서 돌지 않는 바람에 라이에이터 냉각수 온도가 높아져
끓어넘친 것이다.
퓨즈가 나가서 냉각팬이 돌지 않았다고 하여 작은 퓨즈 하나만 교체했다.
지금 와서 생각하니 아찔한 생각이 든다.
그 험한 길을 어떻게 차를 끌고 왔는지......대단히 위험한 짓을 한 자신이 놀랍기만 하다.
집으로 돌아오니 남은 시간이 아깝다.
할 수 없이 돈달산에 올라 두시간 정도 취나물 뜯어왔다.
돈달산은 산나물이 없는 곳이다.
다음에는 절대 가지 않으리라......
오늘은 이래저래 고생만 진딱한 날이다.
다음에는 이런 날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담주에 참나물 뜯어로 가야되는데 고쳤으니 괜찮겠지......괜히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