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계 봉천사 가는 길
휴가지만 마땅히 갈 데가 없다.
아니 갈 데가 없는 것이 아니라 여건이 되지 않는다.
휴가지만 집안에 박혀 있는 것에 마누라가 불평을 쏟아낸다.
그래서 콧바람 쐬게 해주려고 신기로 해서 호계로 해서 드라이버를 했다.
호계 방곡 부근 이르렀을 때 한마음 선원이 봉서리에 있다하여 가보기로 했다.
한마음 선원을 멀리서 구경을 하고 봉천사가 있는 곳에 가보기로 했다.
꼬부랑 길을 굽이굽이 돌아 산꼭대기 이르니 까만 개가 기다리고 있다.
차를 좀 더 몰아 절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내리려니
까만색 개가 우리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차에서 잠깐 내려 주위 전망을 살펴보니 절이 있을만한 자리다.
절을 들리까 싶지만 까만개가 우리를 노려보고 있으니 들어가기가 두렵다.
할 수 없이 차를 돌려 내려오는 길
나이든 소나무가 있는 곳에 특이한 바위가 있다.
옆에서 보니 꼭 거북이 형상이다.
그러나 앞에서 보니 영 딴 판이다.
참으로 특이한 바위라고 입을 다시며 조금 내려오니 갈림길이 하나 있다.
마침 마을 주민이 있길래 길을 물었다.
"지금 여기가 산북입니까? 호계입니까?"
"여기 호계면 봉서리 입니다."
"그럼 이쪽 길로 내려가면 산북 서중으로 갈 수 있나요?"
"그 쪽은 길이 있지만 차는 다니지 못합니다."
"아니 이런 산꼭대기에 동네가 있는게 신기 합니다. 몇 가구가 살고 있지요?"
"예전에는 70가구 살았는데 지금은 15가구 살고 있습니다. 어디서 오셨는데요?"
"점촌서 그냥 구경 삼아 왔습니다."
"잘 오셨네요. 좋은 공기 많이 드시고 가십시요."
전망 하나는 정말 좋다.
수목으로 잘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겨울이면 멀리 있는 전경도 볼 수 있을 듯 싶다.
나뭇잎 떨어진 겨울에 다시 올라 시원한 전망을 보고 싶다.
차를 몰아 조금 더 내려오는데 봉서리 3층 석탑이 보인다.
문화재 안내판은 색이 바래 글씨 읽기가 어렵다.
내려오면서 생각해보니 이곳은 옛날에 절이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의 봉천사 있는 자리가 아닐지 모르지만 절이 있었음에 틀림없다.
다음에 왔을 땐 지형을 자세히 살펴볼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