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일기

고추 심기

청화산 2013. 5. 4. 21:30

 

모처럼의 휴일이다.

행사 때문에 한 주일 쉬지를 못했더니 한 주가 매운 길게 느껴졌었다.

푸르름은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산 정상으로 마구 치닫고 있는데 몸은 벌써 산에 가있다.

'오늘 산으로 가볼까?'

그런 생각으로 아침 시간을 굴릴 때 쯤 전화벨이 울린다.

장모님이다.

오늘 고추심으니 빨리 공평으로 오란다.

연세도 연세니 만큼 산으로 향했던 마음을 접고 처가집 밭으로 갔다.

비닐이랑에 구멍을 뚫고 물을 주면 그 구멍에 고추 포기를 심고 흙으로 메우는 작업이다.

두 분께서는 이미 두 골을 하고 있었다.

나는 장인 어른이 뚫어놓은 구멍에 고추포기를 넣으면 장모님과 마누라는 고추 포기 뿌리가

보이지 않도록 흙으로 메웠다.

잠시 뒤 처남댁도 같이 와서 거들다보니 일이 금방 마쳤다.

 

시간을 보니 10시 조금 넘은 시간 남은 시간이 너무 아깝게 보였다.

'농암에 가자. 가서 텃밭과 얕은 산이라도 가보자. 산나물이 있을지 모르니'

나머지 남은 일은 처가에 맡겨두고 농암으로 향했다.

농암 텃밭에 도착하니 걱정을 많이 했던지 도라지 새싹이 보인다.

너무 깊게 묻어 싹이 올라오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예쁘게 내민 새싹을 보고 기분이 좋았다.

 

도라지가 새싹이 났다면 아마도 더덕도 새싹을 틔웠음이 틀림 없다.

더덕씨 심은 골을 자세히 살피니 싹을 내미는 것이 보였다.

좀 깊게 씨를 뿌린 것 때문에 새싹을 내미는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았다.

씨앗 값 버렸다고 푸념을 했는데 올라오는 새싹을 보니 어느새 미소가 번진다.

 

아직 새싹이 많이 올라온 것이 아니다.

깊게 묻은 탓인지 이제야 몇 개씩 새싹이 보인다.

새싹 주변에 어린 잡초가 가득하다.

아마도 도라지와 더덕이 자리 잡을 때까지 잡초를 제거해주어야 할 듯하다.

다음 주에는 밭에 와서 잡초를 제거하여 도라지와 더덕이 튼튼히 뿌리내리도록 할 참이다.

그 동안 텃밭에는 잡초가 무성했는데 이제는 식생활에 약이 되는 식물로 점차 바꿔놓을

참이다.

 

이 작은 텃밭에서 뜨거운 봄볕을 받아먹고 고사리가 이렇게 많이 나왔다.

작은 텃밭에서 한 뭉티기 정도 되는 고사리를 꺾어왔다.

이제껏 여기서 꺾어 말린 고사리가 두 뭉티기 정도 될 듯 싶다.

앞으로 햇살이 강해지면 더욱 많이 올라올 것 같다.

그래서인즉 생각해보니 작년에 이 많은 고사리는 축사 주인이 꺾어간 것 같다.

그러나 올해는 텃밭 둘레 그물망으로 해놓았더니 이렇게 짭짤한 고사리에 미소가 벙근다.

봄 햇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