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글 나의생각

말하기 참 어렵다.

청화산 2013. 9. 5. 20:30

 

 

새로운 둥지를 튼 지도 두 달이 지나간다.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지던 것이 이제는 조금 익숙해진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아직까지 한 가지 아쉬움이 남는 것이 있다.
바로 말하기이다.

옛날 말과 관련된 속담이 많이 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말은 적을수록 좋다.
말은 할수록 늘고 되질은 할수록 준다.
말은 현실에서 의사전달의 핵심방법이다.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의사전달은 확연하게 다를 수 있다.
조리 있게 설명을 잘하면 똑똑한 사람으로 비쳐질 수 있고 그 반대는 우둔한 사람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직책도 높아졌기에 그에 맞는 말로 회의를 진행하고 또 현안을 설명할 기회가 많아졌다.
그런데 나는 뭔가?
타고난 말 잘하는 재주는 없는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이야기를 하고나면 까먹은 부분이 생각난다.
이미 지나갔는데 다시 말하기도 뭐해 아쉬워하면서 그냥 넘어가버린다.
남들은 말을 참으로 잘 하는데 어째 나는 이 모양인지.......
나름대로 말을 잘 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지금 내가 맡은 직책이 많은 봉사단체들 회의를 진행하다보니 알게 모르게 인사말 해야 될 때가 많다.
처음에는 작은 쪽지에 고민을 한 메모를 적어 해야 할 이야기를 했지만 그 역시도 말이 부드럽게 연결이 되지 않는다.
회의를 끝나고 난 뒤에 스스로 자책을 해본다.
‘사람들이 나를 어떤 식으로 평가를 했을까? 말 못하는 우둔한 사람으로 평가하지 않았을까?’

처음부터 말 잘하는 사람이 있을까?
천성적으로 타고난 사람들이 있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많은 훈련과정을 거쳐 말 잘하는 사람으로 되지 않았나 싶다.
나는 이제 말 하는 연습에 본격적으로 들어가지 않았나 싶다.
써준 원고를 읽는 것과 말하는 것은 엄청 다르다.
써준 원고를 읽는 것은 나도 자신이 있다.
하지만 말하는 것은 순간적으로 생각하면서 상대방을 설득시키고 내가 전달하고 싶은 주제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나는 상대방과 자연스레 대화를 할 때에도 나의 말하는 능력이 부족함을 느낀다.
논쟁이 벌어졌을 때 상대방이 하는 말에 말문이 막힌 것을 여러 번 경험하였다.
분명 답은 내가 알고 있는데도 과정을 생략한 체 먼저 답을 이야기 해버리다 보니 상대방의 반대의견에 대꾸를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집에 돌아와서 누우면 생각이 난다.
‘아하! 그 때는 이렇게 이야기 했어야 되는데 왜 그걸 못했을까? 부연 설명을 이렇게 했어야 하는데!’

이제는 스스로 능력개발을 위하여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 앞에 서면 주눅이 든다.
그러다보니 할 말도 다 못하고 얼버무리다보니 리더로서 자질이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
계획서를 꾸미고 하는 것은 잘 한다고 자부하는데 말하는 것은 왜 그리 안 될까?
매일 하루하루 말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좋을까 생각을 하면서 하고 있지만 잘 안된다.
다행히 내가 있는 이 자리는 나의 능력을 자연스레 업그레이드해줄 그런 자리이다.
한 달에 너 다섯 번 회의를 하는 자리다 보니 자연스레 말하는 훈련의 장이 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의 이 자리를 행복하게 느끼고 있다.
여기서 잘 배우면 다른 어떤 자리에 가더라도 많은 사람 앞에서 잘 할 수 있을거란 확신이 들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더 배울 것이 있다면 건배사다.
술자리마다 권하는 건배사 때문에 곤욕을 치룬다.
변변찮은 건배사도 없어 얼버무리다 보니 항상 뒤떨어진 느낌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앞으로 이것도 고민을 해서 한 가지 좋은 방법을 강구해서 나의 부족한 점을 채워야 할 듯하다.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몸부림이다.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부대끼며 살아야 할 소중한 사람들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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