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가을(2018.09.19)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가만히 살펴본다.
삶의 고비마다
딱정이 처럼 앉은 흔적들이
세월에 풍화되어
비듬처럼 떨어진다.
잡으려고 채우려고만
몸부림쳤던 시간들
한 움큼 쥔 모래가
세게 쥘수록
쉽게 빠져나감을 아는 데는
한참의 시간이 걸렸다.
문득 깨달아
손을 펼치고 보니
살아갈 인생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꼭 쥘수록 빠져나간 것은
욕심이고 세월이었다.
혹 남은 인생에서
기억도 그렇게 빠져나간다면
나에게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것이 인생인 것을
나 또한 예외가 아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