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여독이 아직 풀리지 않았지만 일찍 출근 했다.
자리에 앉으니 몸에서 바다 냄새가 나는 것 같다.
그러나 추억 같은 시간은 잊어버려야 한다.
앞에 산적한 일들이 많기에........
시간이 하루 하루 지날수록 업무 강도가 강해지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다보니 토,일요일은 사무실에서 얼찐거리게 된다.
마치 습관처럼 ........
사무실 창문을 가로막은 축제 현수막 떄문에 사무실이 어둡다.
분위기 때문일까?
조용히 잠이나 실컷 자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린다.
그러나 어쩌나 할 수 없이 모니터에 전원을 넣었다.
직원이 바뀐 관계로 내가 좀 더 분발해야 하기에 축제 전반에 대해
살펴보았다.
아직까지 확실히 정하지 못한 것 때문에 진도가 더디다.
그래도 시간은 모든 것을 해결해주리라.
조용한 분위기가 일의 능률을 올렸는지 생각한 시간대에 일을 마쳤다.
창밖의 햇살은 이미 봄인데
차거운 온도는 움츠리게 한다.
하지만 이 마음은 벌써 봄이다.
개구리 깨기 전에 먼저 기지개를 펴본다.
농암으로 달리는 길.....
겨울의 마지막 끈을 잡고 있는 기온이지만
화사한 봄 빛은 가슴에 상쾌함을 불어넣는다.
지난해 시행착오를 올해 반복하지 않으련다.
천년기념물 반송이 있는 비티 쪽으로 가서 두릅나무를 잘라왔다.
수분이 모자라서 뿌리내리지 못한 작년의 기억을 떠올리며
텃밭 앞 양지 바른쪽 소하천 변에 꺾꽂이를 했다.
수분이 충분하기에 아마도 쉽게 뿌리내림 할 것으로 보인다.
뿌리가 내리면 다시 옮겨 심을 작정이다.
아직까지 땅은 꽁꽁 얼어 있었다.
내일은 더 기온이 내려간다고 하는데
내일을 마지막으로 봄은 성큼성큼 다가올 것 같다.
올해 나에겐 봄이 잃어버린 계절이 될 것 같다.
축제 일 때문에 뛰어다니다보면 분명 그리 될 것 같다.
조용한 휴식이 필요한 나이에 이 또한 운명이니
닥치면 할 수 밖에 없다.
다만 닥친 일이 잘 마무리되어 훌륭한 행사였다는
그런 소리를 듣기를 꿈꿔본다.
그리고 꺾꽂이한 두릅나무가 싱싱하게 뿌리내리는 것도
꿈꿔본다.
알싸한 두릅 향을 느끼고 싶기에..........
두릅나무를 심고 있는데 고향 선배님이 다가오셨다.
선배님과 웃으면서 세상 넋두리 짧게 뱉아내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