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일기

두릅 꺾꽂이(2012.04.01)

청화산 2012. 4. 1. 18:30

 

 

지난달 2. 26일 두릅나무를 잘라서 텃밭 개울가 양지 바른 곳에 꺾꽂이를 해 놓았다.

작년에 실패를 본 경험 때문에 물기가 많은 개울가 옆에 꽂아두었는데

오늘 찾아보니 파랗게 새 순이 올라오고 있다.

입이 벙글어진다.

올해는 실패 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올해는 윤달이 낀 탓인지 날씨가 예전의 봄날씨 같지 않다.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어야 꺾꽂이 성장 속도도 빠를 듯 한데....

 

올해는 기필코 성공하리라.

파랗게 새 순이 돋고 뿌리가 내리면 옮겨 심어서 텃밭 언덕에 두릅나무 밭을 만들어보리라.

아마도 몇해의 시간이 걸릴 것이지만 차분히 만들어 보리라.

작년의 경험이 밑거름 되어 분명 올해는 실패하지 않을 것 같다.

 

텃밭이 있는 곳은 정남향이라 햇볕이 많이 드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다른 어느곳 보다 빨리 봄이 찾아온다.

작년에 캐 옮겨 포기 나누기를 한 목단이 3포기로 늘어났다.

성장 상태가 좋지않아 죽지 않았나 걱정 되었는데 봄소식을 알리려 발갛게 싹을 내밀었다.

잘 자라면 친구한테 주기로 했는데 올해 얼마나 잘 자랄지 두고 볼 일이다.

올해 넉넉하게 뿌리 내리면 년말쯤 캐다가 친구에게 줄 참이다.

친구녀석 눈빠질까 무섭다.

내가 한 약속을 친구는 잊어버렸을지 모르지만 나는 아니다.

만약 이 목단이 죽었다면 시장에서 사서라도 줄 참이었는데....

그래도 질긴 생명력을 보면서 스스로 자연을 배워본다.

 

봄은 오고 있다.

농부는 깨어나서 마음에 밭을 갈고 있고 산 비탈엔  산수유가 꽃을 피우고 있다.

넉넉한 자연을 즐기기엔 시간이 없다.

답답한 사무실에 갇혀 지내야 되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

어쩌랴 그것이 나의 운명인 것을.......

그래도 한 달만 지나가면 자연과 함께할 그런 시간이 올 것이다.

 

봄은 나물 뜯는 아낙의 손에서 느껴진다.

흐르는 개울물의 소리에서 느껴진다.

저 벌판의 비닐 이랑에서 느껴진다.

이제 내 마음 속에 봄을 잡아 넣어두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봄은 내 가슴 속에 한참을 머물다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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