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대화

꽃이 없는 어버이 날

청화산 2013. 5. 8. 08:49

 

어버이 날이다.

내가 달아줄 꽃은 없다.

부모님 모두 안 계시니 이제는 내가 꽃을 받을 차례다.

울 집 맏이 공주는 저 멀리 밀양에 있으니 꽃을 바라는 것이 무리

그래도 집에 아들 두 놈 있으니 기대를 했지만 아무 것도 없었다.

아침 출근을 하는 길 마누라가 한 마디 한다.

"당신 안 서운하나?"

"아니! 뭘?"

"꽃이 없어서...."

"그런기 뭐....괜찮아."

마누라는 아들이 꽃 달아주기를 많이 바랬나보다.

계단을 내려가면서 막둥이한테 이야기 했다.

"야아! 엄마 꽃 하나 사드리지"

"갈 시간이 없었어요."

"야아! 그런 핑계가 있나. 시간을 내서라도 가야지. 아버지는 안해도 괜찮지만

너 엄마는 아니다." 

차를 몰고 가면서 차 안에서 이야기 했다.

엄마한테 카톡을 보내주라고 했다.

물질적인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맘이 중요한 것이니 엄마한테 카톡으로 하트를 빵빵하게

날려주라고 했다.

 

둘째한테도 이야기 하니 따로 엄마한테 준비한게 있다고 했다.

뭐냐고 물으니 답을 않는다.

저녁이 되면 알 수 있겠지만 뭔지 궁금하다.

 

꽃 없는 어버이 날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게 있다.

공주한테서 카톡으로  문자가 왔다.

아빠 사랑한다고...

저 엄마한테도 보냈겠지 생각하니 좀 위안이 된다.

마누라 좀 서운했겠지만 공주 문자 받고 풀렸으면 좋겠다.

 

한편으로 가슴에 있던 엄마가 생각난다.

산소가 가까이 있다면 꽃이라도 갔다놓고 싶은 심정이다.

어버이 날마다 이런 생각이 반복되겠지.......눈을 감기 전까진.........

 

사무실에 오니 어버이 날이라고 꽃을 누군가 갔다놓았다.

집에서 받지 못한 꽃 사무실에서 받았다.

사진을 찍어서 마누라한테 보내주었다. 문자와 함께

"제일 큰 아들이 꽃 보냅니다. 즐거운 어버이날 되세요."

이 꽃으로 마누라의 서운함이 풀렸으면 좋겠다. 

한참 뒤 마누라한테서 문자가 왔다.

"나 놀리지 마시요~."

 

 

 

'일상의 대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들과 엄마의 카톡 대화  (1) 2014.02.18
아침 대화  (0) 2014.01.17
용돈을 위해서라면  (0) 2013.05.03
성장이란?  (0) 2013.04.27
막둥이의 일상  (0) 2013.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