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일기

추상

청화산 2014. 10. 26. 08:20

가을이 절정이다.

올해는 다른 해에 비해 단풍이 아주 아름답다.

조용히 차를 몰고 가는데도 바깥 풍경에 취해 차에서 내리고 싶은 마음이 선뜻선뜻 든다.

동로 경천댐 길을 지나는데 호반의 풍경이 한 폭의 그림같다.

우리나라 지도를 닮은 작은 댐

인터넷으로 홍보를 한다면 좋은 관광거리가 될 듯한데 아직도 개발 사업은 미온적이다.

2008년 관광과 있을 중부내륙권 개발사업 일환으로 사업계획이 구상되었는데......

당시에 구상한 아이템 하나가 카누를 운영하는 것이었다.

많은 비용이 들지 않기에 우선적으로 하면서 다른 사업을 해도 될터인데.....

그리고 오미자를 닮은 빨간 카누를 호반에서 노를 저으며 풍광을 감상한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평소에 이야기 하기 어려운 사람들끼리 모여 배 위에서 둘이 또는 네사람이 이야기 하면서

보내기엔 최적의 장소 

더구나 댐 둘레의 길이가 4km 정도 되니 아무리 카누를 잘 타도 한 시간 이상은 물 위에서

머물러야 하기에 관광상품이 되는 것이다.

중간에 섬도 있어 섬까지 개발한다면 더 좋은 관광상품이 될터인데

어떻게 해야 가속이 붙을지 동에 머물고 있는 나는 안타깝기만 하다.

이전에 경천댐에 수상스키가 운영된 적이 있었다.

사람들이 호기심에 탔지만 한바퀴 휙 돌아오는데 10분도 채 안걸렸고 또 수온과 날씨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여름 한 철 사업이 될 뿐이었다.

그러나 카누는 4계절 안전 장비만 갖추면 아무런 문제 될 것이 없다.

카누 배가 아니라도 괜찮다.

동로의 지역 특성을 살린 배라면 큰 문제가 없을 거니

 

수확이 끝난 오미자 밭 자리

서리를 맞은 탓인지 오미자 잎이 많이 떨어져 있다.

아마도 바람불면 앙상한 줄기만 남으리라.

오늘 그래도 날씨가 좋기에 마지막 산행이라 여기며 산을 올랐다.

 

며칠 전 비가 왔지만 아무런 버섯은 보이지 않았다.

이제는 버섯 생육환경은 끝난 것처럼 보인다.

결국 당초에 목적했던 대로 잣을 주워로 갔다.

주인이 수확을 해가는 것이 당연하지만 수확 하기가 어렵고 소출이 얼마되지 않는지

청설모 다람쥐의 겨울 양식으로 널려 있다.

어쩌다 하나씩 보이는 잣을 주워서 왔다.

차 안에 실으니 송진 향이 차 안에 가득하다.

'아! 송진 향 냄새 정말 좋다'

잣나무 밑에 기웃거리며 있는데 못 보던 버섯이 보여 따 왔다.

버섯도감 상에는 진흙끈적버섯이라는 것 같은데 양은 얼마되지 않는다.

 

집에 돌아오니 아직도 시간이 많다.

논 미꾸라지도 잡고 메뚜기 있음 메뚜기 잡고 구기자도 따올겸 공평으로 갔다.

미꾸라지는 논도랑을 파보니 보이지 않는다.

할 수 없이 힘만빼는 것 같아 구기자를 땄다.

빛 좋은 가을 빛을 듬뿍 먹어서인지 구기자 색깔이 발갛다.

때묻지 않은 붉은 색을 보고 있으니 가라앉아 있던 원기가 쑥쑥 올라오는 것 같았다.

이제 가을도 절정의 아름다움으로 보여주고 있다.

10월이 가면 가을도 낙엽처럼 뚝뚝 떨어질 것이다.

다시 몸을 움츠리면서 봄을 기다리는 시간을 보낼 것이다.

그렇게 반복되는 삶이지만 하루하루 몸과 마음이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세월이 마음과 몸에 스며들고 있다.

내 몸과 마음이 거부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목주름 눈주름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마음은 먼길에서 가까운 길을 찾는다.

귀찮음이 마음 속에 가득하니 이제 정말 빠르게 늙어가고 있구나를 실감한다.

10년이 지난 어느 가을 날

그 해 남은 날짜를 세면서 30년 넘게 살아온 둥지 정리를 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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